“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감독의 꿈이 있거든요.
원래도 바라던 꿈이지만 감독님들과 이야기하면서 구체화됐어요.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그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웃음)”
드라마 <협상의 기술>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기를 실감하나요?
생각보다 알아보는 분이 많지는 않아요.(웃음) 드라마랑 평소 모습이 다른 편이거든요. 그래도 SNS에 달아주시는 댓글, 유튜브에 올려주시는 영상을 보면서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평소 모습은 어떤데요?
우선 머리나 옷 입는 스타일이 달라요. 작품에서 캐주얼 정장을 주로 입는다면 평소에는 편한 옷을 선호하죠. 성격도 ‘(최)진수’는 숨기는 게 많은 캐릭터지만 저는 투명한 편이에요.
개인 화보 촬영은 처음이었죠. 소감이 궁금해요.
무척 재밌었어요. 드라마 촬영과는 확실히 달랐어요. 화보는 명확한 콘셉트가 있어서 거기에 맞는 표정이나 포즈를 틈틈이 연습했습니다.(웃음)
드라마와 특별히 어떤 부분이 다르다고 느꼈나요?
드라마는 캐릭터를 분석해서 연기를 한다면, 화보는 배우이자 사람인 차강윤의 매력을 좀 더 보여줘야 하는 것 같아요.
<협상의 기술>은 안판석 감독님과 <졸업> 이후 한 번 더 만난 작품이에요. 두 작품에는 각각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졸업>은 현장에서 읽은 대본이 굉장히 특이했던 기억이 나요. 정말 두꺼운 대본이 있었고, 그중에 감독님이 한 신을 고르시면 그 부분을 연기했죠. 성별 상관없이 여자 배우가 남자 배우 역할을 하기도 하고, 남자 배우가 여자 배우 역할을 하기도 했어요. 저는 극 중에서 ‘최형선’ 원장님 대본도 읽어보고 두세 개 더 해본 뒤에 시우 역을 받았죠. A4 종이 한 장 정도 대본을 편하게 읽었는데 좋게 봐주셨어요. 감사하게도 이후 감독님께서 <협상의 기술>에서 한 번 더 불러주셔서 함께하게 됐어요.
감독님과 두 번째로 호흡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사실 두 작품을 찍을 때 크게 다른 점은 없었어요.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신 게 배우를 전적으로 믿어줘요. 배우가 연기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거죠. 그만큼 캐릭터 분석은 배우의 몫이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씀도 자주 해주셨고, 책임감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어요.
<협상의 기술>에서는 주식 투자 동아리 회장 출신에, 사회 초년생이지만 영리한 M&A팀 막내 캐릭터를 잘 소화했어요.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누나가 한 명 있는데, 최근에 인턴을 하다가 정사원이 됐어요. 그래서 회사 생활, 신입사원에 대한 현실적인 연기 조언은 누나에게 많이 구했어요.
이야기 나누다 보니 느꼈는데, 목소리가 저음이네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찍으면서 류승룡 선배님이 말씀해주셨어요. “목소리를 찌그러트리는 연습도 해봐야 한다”고. 선배님도 목소리가 굉장히 낮은 편이잖아요. 편하게 말해도 꾸밈 있는 목소리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갈 길이 멀고 배울 것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소설 원작 드라마죠. 류승룡 배우 아들 역을 맡은 걸로 알고 있어요.
맞아요. 아빠를 요즘 흔히 말하는 ‘꼰대’로 생각하고,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김수겸’ 역할을 맡았어요. 하지만 사회생활이 쉽지 않음을 점점 깨닫는 인물이죠. 재밌는 일화도 있어요. <협상의 기술> 찍을 때 옆 세트장에서 류승룡 선배님이 다른 작품을 촬영하셨거든요.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대본을 다 읽었을 때 조현탁 감독님께서 “아빠한테 미리 인사하지”라고 하면서 쐐기를 박으셨죠.(웃음)
개인적으로 작품 속 차강윤 배우의 연기는 늘 일상처럼 자연스러워서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봐주셨다면 감사해요. 뭘 해도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한 감독님께서 “배우, 작가, 감독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배우도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작가도 글만 쓰면 되는 게 아니고, 감독도 연출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결국 다 연결되어 있는 거죠. 처음 들었을 때 속으로 ‘유레카’라고 외쳤어요. 연기가 어려운 건 정답이 없어서인 것 같아요.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어릴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고, 음악도 좋아해서 싱어송라이터도 해보고 싶었어요. 부모님은 제 꿈을 알고 있었지만 중학생 때까지 내신 점수가 좋아서 “대학 가서 하자”고 하셨죠. 너무 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 보컬 학원에 가서 원장 선생님을 뵙고 왔어요. 그때 부모님이 제 진심을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예술 쪽에 뜻이 있었군요.
입시로 모델연기 전공을 준비했어요. 기숙형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일주일에 한 번, 6시간씩 수업을 들으러 학원에 갔어요. 학원에서 모델 워킹과 연기를 열심히 배웠죠. 그때 코로나19가 유행해서 들어오고 나갈 때 코를 80번 넘게 찌른 것 같아요.(웃음) 그러다 연기 선생님 추천으로 예대에 갔어요. 연기에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셨나 봐요.
본인도 그 길로 가야겠다는 확신이 있었나요?
물론 힘들 때도 있고 두렵기도 했죠. 하지만 자부심은 있었어요. 친구들 공부할 때 혼자 동아리실에서 연기 연습하고, 워킹 연습하면서 최선을 다했거든요. 그것이 정신적으로나 실력적으로도 성장한 계기가 됐어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도 있나요?
배우로서는 오스카상을 받고 싶어요. 연기로 인정받는 최고의 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감독의 꿈이 있거든요. 원래도 바라던 꿈이지만 감독님들과 이야기하면서 구체화됐어요. 감독님이 촬영하실 때 옆에서 이 샷을 왜 잡으시는지, 카메라 위치나 방향성을 어깨너머로 보는 게 재밌어요.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그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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