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패션 메타버스의 세계

2021 F/W 컬렉션 역시 디지털 플랫폼을 앞세운 비대면 쇼가 주를 이뤘다. 봄·여름 컬렉션이 피지털(Physital) 쇼를 점쳐보는 초석이었다면,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각 브랜드의 창의력이 만개한 셈. 그 중 게임을 통해 가상 세계를 구축하거나, 미래지향적인 영상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 3개의 쇼를 꼽아봤다.

UpdatedOn March 05, 2021

1 / 11

SALVATORE FERRAGAMO

지난 봄·여름 루카 구아다니노와 과거의 영감을 살려 영화적 연출 기법을 표현한 폴 앤드류의 이번 시즌은 미래로 향했다. 이번 시즌에는 한 편의 공상 과학 영화를 만들었는데, 하우스의 클래식한 명맥에 미래지향적인 포인트를 결부시켰다. PVC 소재의 케이프, 체인으로 만든 원피스와 스쿠버 유니폼에 영감 받은 보디 수트 등 컬렉션 곳곳에 퓨처리즘적인 요소가 그 증거. 우주선 내부를 닮은 스튜디오와 빛을 내뿜는 터널, 모델들 뒤 펼쳐진 스크린에는 우주적인 미장센이 연출된다. 그 장면은 흡사 <매트릭스> <블레이드 러너 2049> 혹은 토르의 고향 아스가르드를 연상시킨다. 폴 앤드류는 패션은 항상 과거의 요소에서 영감을 얻고 발현하는데, 이번 시즌에는 그런 물리적 개념을 뒤집고 미래의 프리즘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1 / 10

BALENCIAGA

디지털에 능통한 발렌시아가는 2021 F/W 컬렉션을 비디오 게임 형태로 발표했다. 발렌시아가의 게임 컬렉션 ‘The Afterworld: The Age of Tomorrow’는 2031년의 미래를 그리며 발전한 도시와 이질적인 디스토피아 세상, 정글과 기사 등 신화적인 서사를 담았다. 플레이어는 화살표 모양의 반짝이는 경로를 따라 걸으며 5개의 구역을 탐험한다. 발렌시아가의 소매점을 시작으로 대도시와 버려진 콘크리트 구조물, 어두운 숲을 지나 바위 절벽 꼭대기에 도착한다. 절벽에서 플레이어를 기다리는 건 한 자루의 검. 바위에 박힌 검을 뽑고 일몰을 향해 걸으면 게임은 끝이 난다. 게임 속 상반되는 배경은 자연과 산업 간의 균형을 서서히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게임을 시작하고 캐릭터를 선택하는 건 아침에 옷을 입는 것과 같다.”라고 발렌시아가의 CEO 세드릭 샤비트(Cédric Charbit)는 이번 게임 컬렉션을 설명한다.


1 / 14

SUNNEI

밀라노의 젊은 브랜드 써네이는 지난 봄·여름에 이어 ‘SUNNEI Canvas’ 컬렉션을 선보였다. 전작의 귀여운 발상인 소재와 색상, 스타일을 구매자의 입맛에 따라 커스텀 하는 시스템도 유지했다. 여기에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비디오 게임을 통해 쇼를 발표한 것이다. 전 세계 곳곳에 있는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써네이의 비디오 게임을 즐긴다. 그들은 3D 렌더링 된 비디오 게임 속 아바타들을 플레이하며 무료함을 달래기도, 컬렉션의 세부적인 디테일을 관찰하며 쇼핑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기도 한다. 비록 승자와 패자가 없다는 점에서 게임이 무의미해 보일지 몰라도, 써네이는 소비자가 컬렉션을 직접 경험한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집콕’ 시대에 접어든 만큼, 게임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고 패션 브랜드는 그 영역을 두드릴 것이다. 이번에도 써네이의 발 빠른 아이디어와 위트가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김성지

디지털 매거진

MOST POPULAR

  • 1
    Timeless Beginnings
  • 2
    완벽함과 유연함 사이의 이준호
  • 3
    구찌 X 박재범
  • 4
    차강윤, "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
  • 5
    굿우드의 유령들

RELATED STORIES

  • FASHION

    도시 어부를 위하여!

    낚시는 핑계일 뿐, 멋을 낚는 피셔맨 아이템 5

  • FASHION

    Still JaY PARK

    몇 번이고 실패해도 기죽지 말 것. 잃을 게 없을수록 더 많이 도전할 것. 매번 멋있기보다 때로는 기꺼이 망가질 것. 시애틀의 말라깽이 소년이 오늘의 박재범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와 대화를 나누며 생각했다. 내일의 박재범도 여전히 오늘의 박재범과 같을 거라고.

  • FASHION

    Watches & Wonders Geneva 2025 Epilogue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 2025를 통해 결론 내린 올해의 워치 트렌드 키워드.

  • FASHION

    Fast Forward

    하우스의 코드를 입고 새롭게 진화한 구찌의 혁신적인 스니커즈.

  • FASHION

    Timeless Beginnings

    벨루티의 역사를 담은 앤디 백의 또 다른 시작.

ARENA FILM MORE+

MORE FROM ARENA

  • FASHION

    Wind Down

    뜨거운 태양에 마음마저 물러지는 날, 오로지 깊은 호흡에만 집중하며 내면의 소란을 잠재운다.

  • LIFE

    OH MY HERO

    한 인물을 응원할 때가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누군가가 빛나는 성취를 이룰 때.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지만 유명인이 성공하면 그 여정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20대, 30대, 40대 칼럼니스트에게 자기 세대에서 인상적으로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간 인물에 관해 글을 받았다.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함께 성장한 동시대인으로서, 용기를 북돋은 하나의 본으로서 그들의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그래서 그들이 누구냐면?

  • INTERVIEW

    손석구 되기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와 협상과 열정의 시간을 지나 자연인 손석구는 스타 배우 손석구가 되었다. 스타가 된 손석구는 이제 자연인 손석구가 간직하던 꿈을 펼치려 한다.

  • INTERVIEW

    21세기 래퍼들 #언텔

    힙합 문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2000년대생 래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귀감이 된 아티스트의 가사와 자신을 표현한 가사에 대해 질문했다.

  • FASHION

    IN BLOOM

    어린 잎과 천진한 꽃들이 고개를 들이미는 계절에.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