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딸 부잣집이에요
저희는 딸만 넷인 딸 부잣집이에요. 37년 전부터 엄마 홀로 네 자매를 키우셨습니다. 그런 우리 엄마가 이제 팔순이 됐네요.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가 홀로 되셨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네 자매를 홀로 키우신 엄마가 정말 대단해 보이고 존경스럽습니다. 그런 엄마한테 아직까지 짜증도 많이 내고 살갑게 굴지 못해 매번 뒤돌아서면 후회하고 있지만, 엄마 없는 세상은 아직 꿈도 못 꿉니다. 벌써 팔순이 되셨지만 마음은 영원히 함께하고 싶습니다. “저희 네 자매를 모나지 않게 훌륭히 키우신 엄마! 네 자매 모두 대학까지 보내시고, 결혼까지 시킨 위대하고 존경스러운 엄마! 우리 6살 아들이 대학 가고 장가갈 때까지, 증손주 보실 때까지 함께 행복하게 살아요. 엄마 사랑해요.”
딸 남기홍 ♥ 엄마 김윤하
다시 아빠랑 춤추실 거죠?
엄마의 평생 버킷 리스트는 아빠와 크루즈에서 왈츠를 멋지게 추는 것. 아이 넷 키우랴 시부모님 모시랴 바빠 배울 엄두도 못 내시다가 20년 전, 큰 수술 두 번 후 회복하시며 구청 문화센터에서 춤 배우기를 시작하셨어요. 가부장적인 아빠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해, 부족한 컴퓨터 실력으로 할아버지의 사진과 일기로 책자를 만든 엄마의 정성에 감동받아 10년 전쯤 용기 내어 춤 배우기를 시작하셨죠. 순서 외우기가 죽을 만큼 힘들다던 아빠는 다행히 극복하시고 크루즈에서도, 딸들과 함께 간 외국 여행에서도 춤 솜씨를 뽐냈답니다. 5월 또 한 번의 큰 수술을 앞둔 엄마. 이번에도 명랑하고 씩씩하게 이겨내고 다시 아빠랑 춤추실 거죠?
딸 김진경 ♥ 엄마 방혜준
엄마의 칠순 잔치
어느덧 제 나이 마흔둘, 엄마는 칠순이 되셨네요. 엄마는 늘 청춘인 줄 알았는데 나이를 숫자로 듣고 보니 세월이 확 와닿더라고요. 한평생 딸 하나 고생 안 시키며 살게 하려고 희생한 엄마의 삶. 결혼해 딸 하나 낳아 키워보니 엄마의 마음을 차차 알아가게 되네요. 성대한 칠순 잔치는 아니었지만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하나 준비해 사촌들,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축하해드렸더니 정말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제대로 된 딸 노릇 해드린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딸 노릇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사랑하는 우리 엄마, 늘 감사해요. 팔순 때는 더 맛있는 거 많이 해드릴게요.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딸 최미혜 ♥ 엄마 황명희
우리의 여왕님
내가 엄마 집 근처로 이사 오니 너무 좋아했던 우리 엄마. 아빠 돌아가시고 행여나 혼자 남아 쓸쓸하실까 봐 신경은 쓰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도 자주 못 드리는 불효녀네요, 엄마 생일은 우리 가족 모임의 중요한 날인데요. 지난해 엄마 생신 땐 화려하고 우아한 생신 파티를 해드리고 싶었어요. 풍선과 갈런드 세팅도 하고, 꽃다발과 미스코리아 왕관, 어깨띠까지. 생각 그 이상으로 엄마가 좋아하시더라고요. 지금보다 더 젊게 나이 드시라고 축하해드렸더니 소녀처럼 참 좋아하셨어요. 여자는 공주처럼 예쁘게 나이 들고 싶잖아요. “나이 들수록 더 닮아가는 우리 모녀. 늘 건강히 오래오래 지금처럼 아름답게 생일 파티해요, 엄마. 엄마도 퀸, 나도 퀸! 우리는 평생 공주! 올해는 더 큰 왕관 씌워드릴게요.(웃음)”
딸 이하윤 ♥ 엄마 곽옥자
어느 날, 엄마가 노래자랑에 나갔다
엄마는 노래를 참 좋아하셨어요. 내가 어릴 때 엄마가 듣던 라디오 속 노래들이 아직도 익숙하니까요. 하지만 세상 풍파는 엄마를 일하게 만들었고, 좋아하는 음악만 따로 녹음해 들었던 모음집도 자주 듣지 못할 정도가 됐죠. 세월이 흘러 몸이 따라주지 않을 나이지만 엄마는 새로운 도전을 가족 모르게 시작했더라고요. 바로 노래자랑에 나가는 것! 가족 카톡방에 갑자기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뜬 사진을 보니 어머나, 대상이네요! 엄마의 젊은 날,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에 기회를 잡았다면 TV에서 볼 수 있었을까요? 엄마의 날개가 힘차게 펄펄 날 때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딸 심보영 ♥ 엄마 원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