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카카오 스토리 인스타그램 네이버 포스트 네이버 밴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TAR

STAR

관식이 신드롬, 박보검인 이유

‘관식이’ 신드롬이다. 그래서 만났다. 바로 그 남자, 박보검이다.

On April 21, 2025

3 / 10

 

작품 속 ‘남편 찾기’에 이어 이번엔 일상 속 ‘관식 찾기’가 유행 중이다. 두 남자 캐릭터를 두고 과연 어느 쪽이 여주인공의 남편일지 즐겁게 점쳐보던 과거의 시청자들은 이제 나의 삶 속, 어떤 남자 캐릭터와 똑 닮은 남자를 찾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첫사랑이자 끝사랑인 소녀의 세계를 마지막까지 지켜낸 이 시대의 순정남, 그리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청자들까지 ‘나의 관식(My Gwan-Sik) 찾기 챌린지’에 열중하게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바로 그 남자, 배우 박보검(32세)이 그려낸 ‘양관식’의 이야기다.

착한 남자 양관식 신드롬

한 번이라도 함께 일한 사람이라면 박보검의 이름을 듣자마자 무조건반사처럼 “착한 남자!”를 외친다. 그렇게 소문이 자자한 그가 자신보다 ‘더 착한 남자’를 만들어냈단 점에서 <폭싹 속았수다>의 16회 에피소드가 다 공개되기 전부터 ‘양관식 신드롬’이 터져 나온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하나의 캐릭터를 소년과 청년, 중년과 노년으로 나눠 두 배우가 각각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서사가 적은 젊은 시절의 양관식은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빠르고 짧게 등장했다. 그럼에도 작품 초반부터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명연기로 단단한 시청 콘크리트층을 만들어냈을 정도니, 이만하면 배우와 캐릭터가 서로를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전 에피소드가 공개된 뒤에도 여전히 뜨거운 이 신드롬의 중심에 선 박보검을 만나 <폭싹 속았수다>의 뒷 이야기부터 ‘착한 남자’ 박보검의 속마음까지 들어봤다.

“배우 인생에 있어서 <폭싹 속았수다>가 제게 주는 힘이 커요.
작품 자체가 이미 제 안의 큰 흔적으로 자리 잡았어요.
유채꽃만 보면 혹은 봄이 오면 무조건 생각날 것 같아요”

3 / 10

 

드라마가 막을 내린 뒤에도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저도 워낙 팬이었던 임상춘 작가님의 작품이었고, 여기에 더해 섬세하게 연출해주신 김원석 감독님, 그리고 좋은 선배님과 동료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이 작품이 제 필모그래피에 남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생겨서 행복하고요. 이렇게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고, 또 관식이를 그리워해주신다니 ‘나 진짜 너~무 좋아!’ (웃음)

작품의 초반 홍보가 아이유 씨와 박보검 씨 위주였던 것에 비해 보검 씨의 분량이 기대보다 적었다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조금 있었죠.
저는 그저 작가님의 글이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폭싹 속았수다>는 약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멋지게 그리고 있거든요. 그걸 보면서 저도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웠고, 그런 의미에서 여기 나오는 모든 인물이 다 주인공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관식이에겐 분량을 넘어선 매력이 있거든요. 분량이 적다고 걱정해주시는 것도 어떻게 보면 관식이가 많은 분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다는 것이니까 기쁘기도 해요. 그래도 4막에선 3막보다 좀 더 많이 나오지 않았나요?(웃음)

양관식이란 캐릭터가 배우 박보검에게 남긴 흔적은 뭘까요?
질문이 너무 따뜻한데요.(웃음) ‘멋진 사람이란 건 이런 거구나’를 느끼게 해준 게 아닐까 싶어요. 가족도 사랑하고, 내 사람도 사랑하는 성실하고 우직한 인물을 맡을 수 있어 너무 행복했어요. 배우로서도 <폭싹 속았수다>가 제게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유채꽃만 보면 혹은 봄이 오면 무조건 생각날 것 같아요.”

너무 멋진 캐릭터다 보니 ‘여자들의 판타지의 집약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어요.
맞아요.(웃음) 그런데 전 판타지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주변을 관찰하고, 또 어떤 인물을 모티브로 삼아 글을 쓰는 작가님들도 있을 거잖아요? 분명히 관식이란 인물은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웃음)

관식은 정말 일생을 바쳐 ‘애순’(아이유·문소리 분)을 사랑하고, 끝까지 애순의 세계를 지키려고 해요. 이 지고지순함을 어떻게 봤나요?
관식이도 그렇지만, 저 역시 작품에서 애순이가 행복해하는 모습만 봐도 좋았어요. 애순이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는데도 늘 시를 쓰고 시인을 꿈꾸죠.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순이도 관식이를 좋아한다고 있는 그대로 표현해요. 초반에 애순이가 말로는 “섬놈하고 결혼 안 해”라고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늘 관식이 한 사람이거든요. 그런 애순이를 보며 관식이는 이 친구를 더 아끼고, 좋아해주고 싶었을 거예요. 그걸 말보다는 묵묵하게 행동으로 표현하죠. 어릴 때부터 애순이를 위해 의자에 꽃방석을 놓아주거나 꽃핀을 사다 주고, 조기도 몰래 가져다주는 것을 보세요.(웃음)

3 / 10

 

관식은 정말 일생을 바쳐 ‘애순’(아이유·문소리 분)을 사랑하고, 끝까지 애순의 세계를 지키려고 해요. 이 지고지순함을 어떻게 봤나요?
관식이도 그렇지만, 저 역시 작품에서 애순이가 행복해하는 모습만 봐도 좋았어요. 애순이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는데도 늘 시를 쓰고 시인을 꿈꾸죠.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순이도 관식이를 좋아한다고 있는 그대로 표현해요. 초반에 애순이가 말로는 “섬놈하고 결혼 안 해”라고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늘 관식이 한 사람이거든요. 그런 애순이를 보며 관식이는 이 친구를 더 아끼고, 좋아해주고 싶었을거예요. 그걸 말보다는 묵묵하게 행동으로 표현하죠. 어릴 때부터 애순이를 위해 의자에 꽃방석을 놓아주거나 꽃핀을 사다 주고, 조기도 몰래 가져다주는 것을 보세요.(웃음)

애순이를 위해 그야말로 ‘바다를 건너는’ 수영 신도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죠.
그 신은 배에서부터 육지까지 대역없이 제가 다 한 거예요!(웃음) 나중에 알았는데 수영 강사님과 코치님들이 이걸 분석하면서 제가 어떤 수영법으로 수영하고 있다고 하셨대요. 저는 그게 뭔지도 몰랐거든요.(웃음) 과찬해주신 거죠.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영을 진짜 사랑하는 어린이였어요. 물에서 노는 걸 굉장히 좋아했고요. 그때 선수반에 있었는데, 연습하면서 이전 기록을 깨지 못하면 선생님이 오리발이나 킥판으로 엉덩이를 때리셨어요. 그게 마음이 아파서 그만두게 됐죠. 그래도 몸이 잘 기억했나 봐요.(웃음)

애순이 역의 아이유 씨와는 동갑내기로 이번 작품이 첫 호흡이었는데요.
사실 촬영할 때 아이유 씨는 워낙 대사가 많은 반면 저는 말수가 적으니까 지금처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없었어요. 작품 공개 후 홍보 활동을 하면서 많이 친해졌죠.(웃음)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친구예요. 애순이란 인물이 알록달록하면서도 롤러코스터같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여서 연기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텐데 동시에 ‘금명이’도 연기하고, 가수로서 콘서트도 준비해야 하는 바쁜 시기였대요. 현장에서 저도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의 체력이 참 튼튼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힘든데도 함께 일하는 모든 스태프와 동료 배우들을 챙기는 멋진 마음을 가졌거든요. 아티스트로서도 배우로서도 참 잘 걸어나가는 친구예요. 응원하고 싶고, 오래오래 이 인연을 잘 이어나가고 싶어요.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명대사가 많은 작품이었는데, 보검 씨가 꼽는 관식의 명대사는 뭔가요?
“양배추 달아요”죠.(웃음) 이건 관식이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대사예요. 애순이를 사랑하고, 보호하고, 수호하고, 지지하는 걸 함축적으로 표현한 거거든요. 관식은 운동을 하는 친구고 어릴 때부터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과묵하면서도 듬직하고, 기대고 싶은 인물이죠. 당연히 말이 많지 않았을 테니 목소리 톤도 높지 않았을 것이고, 제주도에 살았지만 어머니는 제주 토박이가 아니어서 제주어를 많이 구사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제주어의 운율과 어머니의 톤을 섞는 방식으로 제가 연구해 대본 리딩을 했는데 ‘오케이’가 나왔죠.(웃음)

3 / 10

 

배우 박보검은 양관식이란 캐릭터를 통해 어떤 것을 배웠나요?
저는 관식이의 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라고 생각해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관식이의 모습을 보며 ‘과연 나는 잘하고 있을까?’ 생각하게 되죠. 제게 만일 딸이 있다면 “관식이 같은 남자랑 결혼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역시 누군가의 부모님에게든, 누구에게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업무적인 관계에서도 박보검과 일했을 때 ‘관식이 같은 성실함으로 묵묵히 자기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거든요.

최근엔 KBS2 예능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로 뮤지션들과도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있어요.
제가 음악을 듣는 것도 참 좋아하는데, 언제 이렇게 또 음악인들과 가까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겠어요?(웃음) 그래서 게스트들을 위해 사전 조사도 많이 하고, 음악도 다 찾아 듣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음악인들도 음악으로 ‘멜로디가 있는 연기’를 하는 거거든요. 저희는 작가님이 써주신 것을 표현하지만, 음악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써서 풀어나가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배우, 작가, 감독의 일을 혼자서 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게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언젠가는 제가 만든 음악이 작품에 BGM으로 담기는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저는 아직 음악 공부의 끈을 놓지 않아 대학원도 음악 쪽으로 진학하기 위해 노력 중이거든요.

그 방송에서 이영지 씨와 함께 춘 그룹 에스파의 ‘슈퍼노바’도 이슈였죠. 연습을 따로 했나요?
연습한 거 아닌데!(웃음) 사실 녹화 날 영지 씨가 올 줄 몰랐거든요. “에스파 춤 빨리 끝내야 되지 않겠냐”고 해서 추게 됐어요.(웃음) 쑥스럽지만 멋있게 추고 싶었는데…. 제 숙제를 잘 끝내게 도와주신 우리 ‘구르미 팀’(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진)도, 영지 씨의 응원도 너무 고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춤출 일은 없을 거예요.(웃음)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입을 모아 보검 씨의 ‘선함’을 칭찬했어요. ‘착한 박보검’이란 수식어를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저는 제가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욕심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하지만 누군가가 저를 착하다고 봐주시는 것에 대해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어떡하나’ 고민하진 않아요. 어릴 때부터 그런 성정으로 살아와서 크게 스트레스받진 않거든요. 그냥 원래 그렇게 태어난 사람인가 봐요.(웃음) 즐겁게 일하는 게 제일 좋아요. 일하는 환경이 즐거우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즐거울 테니까요. 현장에서 속상하고 아쉬운 일이 있으면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니까, ‘내가 좀 더 밝은 기운을 전달하면 이분들도이 공간에서 좀 더 재미나게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긍정의 에너지로 살아온 사람이라 그게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그저 같이 일하는 동안 다들 즐거웠으면,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KEYWORD
CREDIT INFO
취재
김태현(일요신문 기자)
사진
넷플릭스 제공
2025년 05월호
2025년 05월호
취재
김태현(일요신문 기자)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