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REPORTS MORE+

더 아웅다웅스의 아웅다웅

밴드 `파블로프`의 멤버이며 기발하고 잊지 못할 몇몇 공연을 기획한 오도함과 박준철이 아트선재에서 무언가 선보인다. 미술가 이미연이 누구보다 빨리 둘을 만났다.

UpdatedOn January 31, 2012



아트선재센터 주최의 기획 공모 오픈 콜에 더 아웅다웅스의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이 선택되었다. 오픈 콜은 젊은 미술 기획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것인데 어떤 생각으로 응모하게 되었나?
오도함 일단 ‘됐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했다. 불행히도 우리는 미술관이라는 점을 종종 잊곤 한다. 그래서 미술 공부도 해보고 방황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젠 주체의 길을 가기로 했다.(웃음)
‘리성웅’은 빅토르 최에게 기타를 배운 북한 최초의 로커로 상정되어 있지만 실존 인물은 아니다.
오도함 술자리에서 나온 농담으로 시작되었다. ‘북조선에도 펑크 로커가 있을까?’ 그것은 갖가지 문제의식이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까 고민했는데 그 상자를 연 사람은 박준철이다. 이야기를 술술 써왔다.


박준철 농담에서 탄생한 북조선의 펑크 로커는 곧 ‘리성웅’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고 북한 정권 아래에서 펑크 록 음악을 하기 위해 어떤 조건들이 필요한지 고민하게 되었다. 북한과 구 공산권 국가들의 음악과 역사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최초의 리성웅 일대기를 작성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음악가들 중에선 리성웅이 실존 인물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 친구들은 이 인터뷰를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에 미술가들은 아무도 참여하지 않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만 참여한다.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박준철 현재 밤섬해적단, 단편선 외 8팀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이미 만들어진 리성웅 연대기를 기초로 그의 음악을 상상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리성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존재하지 않는 ‘리성웅의 음악’을 트리뷰트한 음반이 첫 결과물로 나오면 그 CD는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다. 또 이와 별개로 음악가들은 각자 구성한 리성웅의 증거, 혹은 조건을 수집 또는 제작한다.
오도함 이 프로젝트의 결정적 전환점이 앨범을 북한에 배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다. 그때부터 음악가들은 ‘과연 북한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걸 듣고 잡혀가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우린 전시를 준비하면서 ‘음악생활총화’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탈북자와 뮤지션들을 만나게 하고 <고려 바위-Korea Rock>이라는 자료집을 제작하여 북한 관련 자료를 뮤지션들과 공유했다.


음반 배포를 돕는다는 탈북자 분은 이번 리성웅 트리뷰트 음반을 들어보았나? 반응은 어땠나? 실제로 북한에서도 록 음악을 듣는지, 보통 어떤 음악을 듣는지 궁금하다.
박준철 음악가들과 회의를 하면서 몇 차례 들어보셨는데 북한 사람들은 멜로디가 살아 있는 노래를 좋아한다면서 ‘윤도현 밴드’ 정도가 딱 좋다고 했다. 우리가 참여 팀을 잘못 고른 것 같기도 하다.(웃음) 북한엔 놀이 문화가 거의 없어서 생각보다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일을 좋아한다고 한다. 당 차원에서 ‘북극성메아리악단’이라는 가짜 한총련 밴드를 결성하여 남한의 유행가를 북한 찬양 노래로 개사해서 유포시키기도 했다는데 남한 노래가 북에 유입된 역사는 꽤 오래된 것 같았다.


통일이 되면 평양에서 록 페스티벌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라인업은 어떻게 하겠나?
박준철 일단 에릭 클랩튼이 와야 한다. 예전에 김정일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의 노력으로 그를 초청했지만 ‘공산권 국가에서 공연하는 최초의 뮤지션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로 거절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한의 음악가들이 주로 무대에 서고 북한에서도 밴드가 결성되면 좋겠다. 오도함 김정철의 밴드 ‘새별조’도 나오면 좋고. 사실 평양 록 페스티벌보다는 저렴한 임대료로 북한의 고문실을 록 공연장으로 바꾸고 싶다.


파블로프도 참가 뮤지션 명단에 있다. 기획자 말고 참가자로서 어떤 내용을 준비 중인가?
오도함 숙청으로 실종된 리성웅의 몰락 이후 모습과 ‘49호’라 불리는 북한 정신병자들의 인권과 관련된 내용이다. 나머진 비밀이다!
*<아트선재 오픈 콜 #1: 북조선 펑크 록커 리성웅>은 아트선재센터에서 3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 열린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디지털 매거진

MOST POPULAR

  • 1
    하나의 공간에서 더 많은 경험을!
  • 2
    THE CORE
  • 3
    정경호, "저는 항상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 4
    벨루티 X 이준호
  • 5
    그 남자처럼 되고 싶었다

RELATED STORIES

  • CELEB

    2022 17th A-awards

    에이어워즈는 진정 연말의 신호탄이다. <아레나>의 독자와 친구들을 서슴없이 불러 모아 만끽했던 제17회 에이어워즈의 밤을 돌아봤다.

  • CELEB

    김종현, ”솔로 앨범 은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아내”

    김종현의 뉴이스트에서 솔로로 컴백 인터뷰와 화보 미리보기

  • CELEB

    NCT 태용, 창작의 힘

    NCT 127의 리더 태용은 멈추지 않고 창작한다. 가사, 비트, 그림, 영상, 무엇으로든 표현하는 태용은 만들면서 힘을 얻는다.

  • CELEB

    최원영, “<슈룹> 즐거운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남달랐다”

    배우 최원영의 남성미 넘치는 화보와 인터뷰 미리보기

  • CELEB

    금새록, <사랑의 이해> “삶에서 가장 즐거운 건 연기”

    배우 금새록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은 화보 미리보기

MORE FROM ARENA

  • LIFE

    하지 말라고 했잖아

    왕따, 음주운전, 폭행. 유명인들의 이른바 ‘갑질’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존경받던 인물까지 명예가 실추될 판이며 무대 위 사랑받던 모습도 이제는 영영 볼 수 없게 됐다. 하지 말라는 짓을 왜 할까? 하지 말라며 직접 말을 하진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금지된 행위 아닌가. 아기가 엄지손가락 빨듯 본능적인 행위로 치부해야 할까. 손가락을 빠는 이유도 심리적 원인 때문인데, 갑질하는 그들에게도 그러한 원인이 있을까.

  • FILM

    53세 김홍남이 부르는 도지 코인 상승 노래

  • FASHION

    BOHEMIAN

    유난스러울 만큼 자유와 낭만이 풍요롭게 넘쳐흐르는 2020 S/S 시즌의 트렌드 키워드.

  • FASHION

    대너와 함께, 데니안

    제법 뜨거워진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대너와 함께한 6월의 어느 날.

  • ARTICLE

    [A-tv] GOLDEN GOOSE x 주지훈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