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촬영은 무척 오랜만이라고 들었어요. <광장> 예고편 때보다는 컨디션이 한결 좋아 보이는데요?
마지막 화보 촬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그래도 처음 모델로 일을 시작해서인지, 촬영장에 올 때마다 익숙하면서도 즐거워요. 요즘 다이어트 중이에요. <광장> 홍보를 앞두고 있어서 운동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곧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이 공개되죠.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만큼,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도 클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 나올까요?
남자 냄새가 아주 진한 누아르 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대본을 읽었을 때도 그 점이 매력적이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처음 <광장> 대본을 받고서는 어땠나요?
오랜만에 누아르 작품에 출연하고 싶던 차였어요. 때마침 시나리오가 들어와서 읽었는데 재밌더라고요. 물론 걱정도 됐어요. 생각보다 액션신이 많았거든요. 나름대로 액션신은 많이 찍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분량도 많고 강도도 무척 높았어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살펴봤는데, 독특하게도 정장 입은 캐릭터 비중이 높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그러네요. 출연 작품 중에서 절반 이상은 정장을 입었어요.
평소에 정장을 너무 좋아해서는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건 또 아니에요.(웃음) 사실 정장이 편한 옷은 아니잖아요. 가끔 블레이저를 입을 때는 있지만, 일할 때 아니면 정장은 거의 입지 않게 되더라고요.
정장이 아니더라도, 출연 작품을 고르는 나름의 기준이 있을 텐데요.
옛날에는 직전에 맡았던 작품과 비슷한 장르는 최대한 피하려고 했어요. 지금은 제가 가진 감정을 한번 살펴봅니다. 연기는 결국 다른 누군가의 감정을 내 몸으로 표현하는 일이잖아요. 사람이 살다 보면 일상 속에서 무거운 감정을 갖게 되는 시기가 있죠. 그때 현장에서도 어두운 감정을 표현하려다 보면 하염없이 가라앉더라고요. 내가 지금 가진 감정과는 상반된 에너지가 있는 캐릭터를 맡으려는 편입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그랬어요. 방금 말씀드린 생각도 <미안하다, 사랑한다> 찍은 후에 생겼고요. 하지만 일상과 현장의 감정이 겹쳐서 가장 힘들었던 건 <발리에서 생긴 일>이었어요. 그때 맡은 ‘강인욱’이 당시의 저랑 되게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나이도 비슷했고요. 뭐랄까요. 배우 소지섭이 아니라, 인간 소지섭의 모습이 들춰지는 느낌이었어요.
반대로 완전히 달라서 ‘나도 이 사람처럼 되고 싶다’ 느낀 인물이 있다면요?
<주군의 태양>에서 맡았던 ‘주중원’이죠. 저랑은 완전히 정반대에 있는 친구거든요. 유쾌하고 능글맞은 중원을 보면서, ‘어쩌면 나한테도 이런 모습이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연기할 때는 뭐가 더 어렵나요? 나와 닮은 캐릭터, 정반대의 캐릭터 중에서.
배우마다 다르겠지만, 저를 닮은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어려워요.
의외네요. 연기해야 할 것이 적으니 더 수월할 것 같은데요.
‘나랑 닮은 캐릭터’와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는 별개의 영역이더라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스스로 느끼기에 그 배역이 저랑 너무 닮으면 마치 카메라 앞에서 벌거벗은 기분이에요. 현장의 스태프나 관객은 모르실 수 있지만, 저는 그게 늘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번 <광장>은 원작 웹툰이 워낙 팬덤이 두꺼운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더 부담될 것 같기도 합니다.
원작은 시나리오를 다 읽고서 처음 봤어요. 재미있더라고요. 재미가 커질수록 부담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그 부담이 익숙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원작이 있는 작품을 몇 번 경험했거든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원작도 대본도 워낙 재미있으니 즐겁게 촬영습니다.
웹툰을 보는 동안 가장 좋아한 캐릭터는 누구였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무시당하긴 하지만, 저는 춘석이 멋있던데요. 주인공인 기준이를 가장 좋아하죠. 밀고 나가는 힘 자체가 워낙 좋은 캐릭터니까요.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건강해야겠죠.
그래야 늦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원작 웹툰과 달리 내가 <광장>에서 연기한 남기준은 ‘이런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점이 있다면요?
기준은 원작에서 강철 같은 사람이잖아요.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은. 그런 기준에게서 처절함이 느껴졌으면 했어요. 감독님과 가장 많이 고민한 것도 그 점이었고요. 물론 기준이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하게 느껴졌으면 했어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기준이도 상처가 있는 사람임을 시청자들이 눈치채셨으면 했죠.
배우와 관객으로서 작품을 고르는 취향이 다를 것 같기도 합니다. 관객으로는 어떤 장르를 좋아하세요?
저는 편식 없이 다양하게 보는 편인데요. 로맨틱 코미디 굉장히 좋아하고요. 액션, 누아르도 다 챙겨 봅니다. 다만 너무 공포스럽거나, 다 보고 났을 때 찝찝할 것 같은 작품은 잘 못 보는 편이에요.
저는 소지섭의 인생 영화가 늘 궁금했거든요.
제 마음속 1등은 언제나 <로미오와 줄리엣>. 레너드 위팅, 올리비아 핫세가 연기한 클래식 버전을 가장 좋아합니다.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 유치할 수 있지만 <첫 키스만 50번째>도 정말 좋아하고요. 처음에는 그저 유쾌한 영화라고만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가슴 아픈 영화더라고요. 주인공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 아득해지죠. 사랑하는 사람이 매일 아침이면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몇 번이고 다시 그 사람과 새로운 사랑에 빠져야 하고. 나이 먹을수록 그 점이 슬프게 다가오더라고요.
배우로서는 어떤 작품을 선호하세요?
연기할 때는 <광장>처럼 묵직한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은 사람, 말보다는 눈빛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선호하는데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와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제 연기는 다르더라고요. 배우 소지섭을 좋아해서 봐주시는 분들은 로맨틱 코미디를 더 좋아하세요. 지금도 수시로 ‘로맨틱 코미디 언제 할 거냐’는 질문을 받거든요. 모든 직업이 그렇겠지만, 내가 해보고 싶은 일과 인정받을 수 있는 일 사이에는 거리가 있죠.
그 밸런스를 찾는 게 숙제겠네요.
노력은 하는데요. 그 노력을 얼마나 해야 할지는 또 모르겠어요. 어려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로맨틱 코미디 배역은 어쩔 수 없이 줄어들잖아요. 점점 좁아지는 선택권 안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게 늘 어렵습니다.
배우 중에는 본인 작품 모니터링을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어떤 편이에요?
저도 잘 못 보는 편인데요. 연기적으로 답답하거나 막힐 때마다 보는 작품은 있어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배우 소지섭의 이름을 처음 알려준 작품이잖아요.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고요. 보고 있으면 ‘저때는 그저 연기가 전부였구나’ 하는 게 느껴져요. 그런 에너지를 다시 얻고 싶을 때 가끔 돌려 봅니다. 예전에는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연기했다면, 지금은 현장에서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연기에 덜 집중할 때가 있어요. 연차가 쌓일수록 제가 챙겨야 할 것들이나 배우로서의 무게감이 커지는데, 그런 점이 힘들 때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봅니다. 저한테는 고마운 작품이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소지섭’ 하면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떠올릴 텐데요. 사실 2004년 작품이잖아요. 그때의 소지섭과 지금의 소지섭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은데요. 사실 나이를 먹은 것 말고는, 배우라는 직업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아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요.
지금도 연기를 하면서 어려운 게 있습니까?
그냥 연기 자체가 어려워요. 힘들고요. 한 번은 곰곰이 생각을 해봤어요. ‘이게 왜 이렇게 힘든 걸까?’ 하고요. 배우로 데뷔한 지 30년이 다 돼가는데도 매번 어렵거든요. 일단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워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차무혁’, <오직 그대만>의 ‘철민’, <광장>의 ‘남기준’은 각각 다른 얼굴로 보여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완전히 생뚱맞은 역할을 맡으면 ‘소지섭 쟤는 안 어울리게 왜 안 하던 걸 갑자기 하고 그래?’ 싶을 수도 있고요. 반대로 내가 잘하는 것만 하자니 ‘또 똑같은 것 했네’ 할 수도 있죠. 그 중심을 유지하는 게 늘 어렵습니다.
그렇게 출연해온 작품이 40편도 넘더라고요. 흥행을 떠나서, 배우 인생에 분기점이 된 작품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영화다>가 먼저 생각나네요. 저는 <도둑맞곤 못살아>로 첫 스크린 데뷔를 했는데요. 그 뒤로 영화 작업을 일부러 피했어요. 영화관에서 제 연기를 못 보겠더라고요. 연기를 너무 못해서. 드라마 작업을 몇 편이나 하고 찍은 작품이었는데도 도저히 민망해서 못 보겠는 거예요.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영화는 영화다>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저예산 영화였고, 촬영 기간도 짧아서 부담이 덜했거든요. 다행히 그 작품을 많이 좋아해주셔서 그 후로 다시 영화를 찍을 수 있었어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특별하죠.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아이 아빠 역할을 했으니까요. 비교적 최근작인 <자백>도 소지섭의 낯선 얼굴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사도>가 무척 인상 깊었거든요. 특별출연이었고, 아주 짧게 등장하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실제 촬영 때는 어땠나요?
사실 <사도>의 ‘정조’는 몇 번이나 고사했던 역할이에요. 정말 좋은 배우들이 두 시간 동안 감정선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는데, 마지막에 그걸 받아낼 자신이 없더라고요. 이준익 감독님께서 계속 설득하셔서 출연했는데요. 카메오로 잠깐 나왔지만, 무용가를 찾아가 춤을 배워서 촬영한 장면이었어요. 이전 촬영분을 여러 차례 모니터링하면서 ‘지금의 정조는 어떤 감정일까’ 상상하면서 준비했죠.
이준익 감독님이 삼고초려한 이유는 들으셨습니까?
특별한 이유는 말씀하지 않으셨는데요. 그냥 ‘이 역할은 네가 해야 된다’라고만 하셨어요. 아마 제가 아역 배우랑 닮아서 그러신 게 아닐까요?(웃음)
조금 뜬금없는데, 별명이 ‘소간지’잖아요. 소지섭이 생각하는 ‘멋(간지)있는 남자’는 어떤 남자인가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고 섹시하죠. 남자, 여자, 직업을 떠나서요. 가끔 그런 이야기들 하잖아요. ‘그 시기로 돌아가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저는 절대 안 돌아간다고 해요. 물론 작품이 끝나면 연기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나온 결과물이잖아요. 다시 돌아간다 한들 그 이상으로 하진 못할 거예요. ‘두 번 다시는 그렇게 못 한다’ 싶은 일들을 매번 기꺼이 해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하루하루 자기한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 설령 그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회피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멋있죠.
소지섭이 생각하는 ‘배우 소지섭’의 장점은 무엇일지도 궁금해요.
최선을 다하는 것. 제 실력이 모자랄지언정, 노력이 부족한 적은 없었다고 자신해요. 그래서 저는 웬만하면 작품을 연달아서 못 해요. 한 작품이 끝나면 꼭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렇게 힘에 부칠 때는 어떻게 넘기세요?
연기로 받은 스트레스는 뭘 해도 풀리지 않더라고요. 그저 막막할 때는 체육관에 갑니다.
어떤 운동하세요?
웨이트는 꾸준히 하고요. 요즘에는 복싱도 좋아해요.
수영선수 출신이시죠. 요즘도 수영하세요?
이제 수영은 재미가 없더라고요. 어렸을 때 너무 많이 했어요.
지금 인터넷에 ‘소지섭’을 검색하면 직업란에 ‘배우’ ‘모델’ 다음으로 ‘래퍼’가 뜹니다. 앨범을 아홉 장이나 냈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본인 곡 소개해주세요.
오늘 제일 어려운 질문인데요.(웃음) 무난하게 들을 수 있는 곡으로는 윤하 씨랑 같이 부른 ‘소풍’이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눈금자’도 좋아합니다. ‘소풍’은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을 담은 노래고, ‘눈금자’는 사랑이 끝났을 때의 아픔을 담은 노래거든요. 상반된 감정의 곡이라, 가끔 두 노래를 번갈아 듣습니다.
혹시 두 곡을 노래방에서 불러본 적 있어요?
한두 번 불러본 적은 있죠. 제가 원해서가 아니라 남들이 하도 불러보라고 해서.
그때 점수 기억나시나요?
80점대? 확실한 건 100점은 아니었어요.
처음 힙합 앨범을 낸 건 팬들과 ‘내 노래’로 소통하고 싶어서라고 들었어요. 지금 새로운 앨범을 낸다면 어떤 장르가 될까요?
보통 팬 투어를 떠나기 직전에 곡을 냈거든요. 팬분들 만나서 새롭게 알려드리고, 같이 부르면서 공연도 할 수 있게요. 그렇게 하나둘 곡을 내다 보니까 1시간짜리 공연을 할 수 있더라고요. 만약 지금 노래를 만든다면 가사는 건강하고 따뜻한 내용을 담을 거예요. 장르는 아무래도 랩이 섞인 힙합이 아닐까요?
힙합 앨범을 내는 건 힙합을 워낙 좋아해서겠죠?
그 이유도 있는데요. 제가 노래를 잘 못해요.
누구나 한 장르에 빠질 때 동경하는 가수가 있잖아요. 소지섭에게는 누구였나요?
제가 모델로 데뷔한 것도 사실 듀스 때문이었어요. 듀스의 김성재 씨를 엄청 좋아했거든요. 당시에 스톰 브랜드에서 김성재 씨 뒤에 설 보조 모델을 뽑았는데, 거기에 저랑 송승헌씨가 된 거예요. 그러다 김성재 씨가 갑작스레 돌아가시면서 저희가 메인이 됐고 얼떨결에 데뷔까지 하게 됐어요. 지금도 제 벨 소리가 ‘말하자면’이에요. 김성재 씨의 첫 솔로 앨범 <말하자면> 타이틀곡입니다.
매번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설정해둘 만큼 좋아하는 거네요.
좋아한다기보다 마음에 묻어둔 느낌이죠. 솔직히 처음으로 좋아한 힙합 뮤지션은 MC 해머였어요.
MC 해머는 어쩌다 빠지게 됐어요?
그 과정이 기억이 안 나요. 다만 MC 해머 노래를 처음 듣고서 되게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1990년대 초반이었으니까, 제가 중학생 때였거든요. 당시 TV나 라디오에서 주로 나오던 음악은 헤비메탈, 트로트, 발라드였어요. 우연히 MC 해머 노래를 듣고 어렵게 모은 용돈으로 테이프를 샀어요. 아마도 두번째 앨범 <Let’s Get It Started>였을 겁니다.
요즘에는 누구 들으세요?
전 지금도 운동할 때 항상 힙합 들어요. 주로 올드스쿨. 아직까지도 노토리어스 B.I.G. 세대의 바운스가 제 가슴을 가장 울려요.
말이 나온 김에 여쭤볼게요. 웨스트 코스트 vs 이스트 코스트?
노 코스트. 힙합은 다 좋아합니다.
배우 데뷔작이 1997년 드라마 <모델>이었어요. 여전히 현장에서 매번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늘 노력하는 건 하나 있어요. 어떤 일정이든 늦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냥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막연한 질문입니다만, 좋은 배우는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세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맥락이 같은데요. 몸과 마음이 건강한 배우,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건강해야겠죠. 그래야 늦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 인터뷰가 나가고 누가 ‘소지섭 어땠어?’ 물어보면, 저는 ‘그 형은 진짜 남자지’ 답할 것 같습니다. 훗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십니까?
같은 남자들한테 그런 얘기 들으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업계에서는 성실한 배우이고 싶고요. 관객분들께는 ‘그래도 자기 색깔 있는 배우지. 그런 역할은 소지섭이 괜찮았지’라고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제 진짜 모습을 알아봐주는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그냥 되게 괜찮은 사람’.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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