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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로부터 온 편지

태그호이어 헤리티지 디렉터 니콜라스 바이뷕에게 시계 박람회 기간에 맞춰 질문을 남겼다. 박람회가 끝난 뒤 니콜라스는 멋진 답을 보내왔다.

UpdatedOn June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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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디렉터’는 어떤 일을 합니까?
주 업무는 브랜드의 DNA인 아카이브 관리입니다. 아카이브란 10만여 건의 서류와 3천여 개의 시계입니다. 이 아카이브는 저희 팀의 큐레이션을 통해 라쇼드퐁 본사 박물관과 전 세계에 전시됩니다. 언론 및 여러 채널에 공개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고 지원하며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수집가, 애호가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행사도 기획합니다. 태그호이어 디자인팀과 제품팀은 새 프로젝트의 영감을 위해 아카이브를 찾기도 해요. 헤리티지 부서는 이들에게 태그호이어 컬렉션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려주기도 합니다. 물론 어떤 시계를 아카이브에 포함시켜야 할지 계속 살피기도 하고요. 저를 포함해 3명이 시계 연구, 프로젝트 관리, 물류와 배송을 관리하는 일 등을 나눠 합니다.

시계와 자동차 애호가에서 시작해 경매 업계를 거쳐 태그호이어에 왔습니다.
시계 브랜드에서 일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만 태그호이어의 잠재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수집가, 경매 전문가, 저널리스트, 컬렉션 관리자를 거쳐 브랜드까지 왔어요. 이렇게 다양한 관점을 갖게 된 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호가 출신이니 아시겠지만, 어느 분야에서나 빈티지 애호가는 현행 모델에 대해 불만을 가지곤 합니다. 빈티지 애호가였다가 브랜드에서 일하게 된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는 현행 시계와 빈티지 시계 둘 다 아주 좋아합니다. 똑같이 좋아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새로운 컬렉션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역사적인 시계는 고유의 우아함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성이 있는 중요한 유물이에요. 그러니 보존을 위해서라도 조심해서 차야 합니다. 현행 시계는 예전 시계로는 불가능하던 디자인을 통해 오늘날의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를 누릴 수 있습니다. 현행과 빈티지 시계 모두 대체될 수 없는 고유의 매력이 있어요.

태그호이어에서 일하니 무엇이 가장 좋았습니까?
여러 지역의 고객을 만나는 걸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시계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거든요. 시계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고, 주요 파트너, 유통사와 어떻게 협업하는지 배우는 것도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올해 출시된 태그호이어 중에서는 무엇을 좋아하나요? 한국 소비자에게는 무엇을 권하고 싶습니까?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글라스박스 중 리버스 판다 다이얼을 채택한 블랙 다이얼 버전을 좋아해요. 까레라의 특징을 보여주는 디자인을 택했고, 케이스 지름 39mm 사이즈도 제 손목과 잘 맞아요. 이 시계와 까레라 데이트 36mm 모델도 추천합니다.

거의 평생 시계를 보고 시계 브랜드에서 일까지 하는데도 아직 시계가 좋습니까?
그럼요! 저는 기계를 좋아해요. 이 일을 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기계 분야를 사랑하고 집중하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것을 깨닫는 건 아주 강렬한 경험이에요. 모터스포츠를 통해 성능과 규칙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시계도 비슷한 시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상적인 자동차에 교육적인 요소가 있는 것처럼요.

태그호이어는 여전히 멋진 시계입니다. 다만 호이어 크로노그래프는 이제 더 이상 첨단 계측기가 아닙니다. F1 타임키퍼는 이제 아주 정확한 디지털 타임키핑 장비로 대체되고, 기계식 시계는 낭만의 액세서리로 남았습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는 왜 시계를 좋아해야 할까요?
호이어는 전자식 타임키핑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어요. 특히 모터스포츠에서요. 그게 태그호이어의 DNA입니다. 그걸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맞아요, 오늘날의 기계식 손목시계는 액세서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더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니까요. 하지만 우리 피부와 맞닿은 이 작은 금속 기계에는 많은 감성이 배어 있어요. 시계는 인간 정신의 창의성에 대한 놀라운 예시입니다. 손목에 찬 시계를 통해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도 있고요. 겉으로는 티가 잘 안 나도, 시계는 정말 힘있는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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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박찬용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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