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베를린의 국제적 식탁

지금 베를린에서는 응집된 범인종적 문화 에너지가 뻗어간 자리마다 다채로운 미식 신이 피어나고 있다.

UpdatedOn June 27, 2018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6/thumb/38842-313548-sample.jpg

 


베를린의 중심인 미테 지구. 거리를 걷다 보면 수십 개의 인종과 언어가 뒤섞이고 흩어진다. 비단 관광객뿐만이 아니다. 독일의 통일 수도이자 전 세계 젊은 아티스트들이 사랑하는 도시,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으로 거듭난 베를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서울 못지않은 몸살을 앓는 도시이지만 베를린에서 삶을 꾸리는 외국인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거리에 늘어선 레스토랑들을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엔 지난 반세기의 이민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는 듯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노동자로 유입된 터키인을 비롯해 동독 시절에 건너와 성공을 거둔 베트남인들, 1980년대 이후 냉전 체제 붕괴와 내전으로 몰려온 동유럽, 발칸반도 사람들, 최근 내전의 고통에서 탈출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난민까지. 이들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맛과 문화가 베를린을 더욱 맛깔스러운 도시로 만들고 있다.  

살히노 Salhino

세계적으로 조지아 여행과 음식이 떠오르고 있다. 러시아와 터키, 아제르바이잔, 흑해와 접한 동유럽 국가다. 지리적 위치로 예상할 수 있듯 러시아 및 동유럽과 중동의 영향을 고루 담은 요리를 기대하면 된다. 대표적 음식은 양고기 또는 닭고기를 꼬치에 꿰어 구운 ‘므츠와디’, 토마토, 가지, 감자를 넣고 끓인 양고기 스튜 차나히, 조지아식 고기만두인 낀깔리, 쫀득한 치즈파이인 하차푸리 등이 있다. 베를린 서쪽에 위치한 살히노는 조지아인들이 인정한 맛집으로 뛰어난 솜씨의 전통적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주소 Waitzstraße 1, 10629 Berlin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6/thumb/38842-313546-sample.jpg

 

푸틴 키친 The Poutine Kitchen

감자튀김을 두고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이 오래도록 자존심을 겨뤄왔다. 그런데 여기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온 ‘푸틴’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독일의 감자튀김 ‘포메스’와 겨룰 만한 푸틴의 매력은 소스 및 토핑에 있다. 클래식 버전은 길쭉하게 잘라 튀긴 감자 위에 진한 그레이비소스, 치즈 커드를 올려 먹는 것이다. 푸틴 키친의 대표 홀게르 뵈크너는 독일인이지만 과거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며 캐나다 출장 중에 맛본 푸틴의 맛에 매료돼 푸틴 전문점을 열었다. 무엇보다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치즈 커드. 독일에서 구할 수 없어 근교 낙농장과 함께 직접 개발했는데, 치즈 커드를 구입하기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퀘백 클래식, 코리안 베이컨, 베를린 등 총 6가지 맛이 준비되어 있으며 딥 프라이 치즈 커드, 콘 독 등의 사이드 메뉴도 인기가 좋다.

주소 Arminiusstraße 2-4, 10551 Berlin

 

3 / 10
/upload/arena/article/201806/thumb/38842-313551-sample.jpg

 

바이트 클럽 Bite Club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보고 싶다면 바이트 클럽만 한 곳이 없다. 바이트 클럽은 5월부터 8월까지 매달 두 번째 주 금요일에 ‘스트리트 푸드 파티’를 진행한다. 각기 다른 출신 성분과 개성을 품은 15~20여 가지 음식 좌판과 푸드트럭, 디제이의 음악, 슈프레 강변의 낭만적 정취까지 준비되어 있어 여럿이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베를린의 버거 역사를 새로 쓴 번즈모바일, 자메이칸 저크 치킨 바비큐를 선보이는 스파이스 스파이스 베이비, 폴란드식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탁탁 폴리시 델리, 시리아의 솔 푸드를 맛볼 수 있는 베를리나스쿠스, 크로켓을 베를린에 제대로 알린 치킨 마인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메뉴가 너무나 많다.

주소 Eichenstraße 4, 12435 Berlin
 

퓨처 브렉퍼스트 The Future Breakfast

몇 년 전 베를린에 브런치 카페가 유행한다는 소식에 의아했다. 아티스트와 프리랜서가 많은 베를린에서는 대부분의 카페에서 아침 식사 메뉴를 서빙한다. 원인은 ‘메뉴’에 있었다. 에그 베네딕트와 블루베리 팬케이크, 스페셜티 커피 등 미국, 호주식 브런치 메뉴가 베를리너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 얼마 전 노이쾰른에 오픈한 퓨처 브렉퍼스트는 호주식 올데이 브런치 카페다. 호주에서 온 카티와 독일인 플로리안은 계절에 맞는 지역 식재료로 에그 베네딕트, 프렌치 토스트 볼, 코코아 메밀 그래놀라 등 5가지 아침 식사를 대접한다. 베를린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로스터리인 더 반의 커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주소 Böhmische Str. 46, 12055 Berlin
 

카난 Kanaan

카난은 특별하다. 오너인 오즈 벤 데이비드와 잘릴 다빗은 각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퀴진’을 선보인다. 이들은 음식을 통해 화해와 포용, 평화, 우정을 나누는 식탁을 꾸린다. 이뿐만 아니라 모로코, 시리아 출신 셰프를 영입해 독일 사회에서 큰 이슈인 이민자 문제 또한 끌어안았다. 그 뜻만으로도 한 번쯤 찾고 싶어지는데 음식 맛도 좋아 단골까지 거느린다. 특히 주말 브런치 메뉴가 유명하다. 샤크슈카, 후무스 팬케이크 등의 메인 디시와 함께 빵과 후무스, 구운 가지에 마늘, 타히니(참깨), 레몬즙 등을 넣어 갈아 만든 딥인 바바 가누쉬, 샐러드 등을 뷔페로 즐길 수 있다.

주소 Kopenhagener Str. 17, 10437 Berlin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WORDS 서다희(여행 저널리스트, <넥스트시티가이드> 디렉터)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서다희

2018년 06월호

MOST POPULAR

  • 1
    MOVE MOVE MOVE
  • 2
    LONG&LEAN
  • 3
    The Dior Odyssey in Seoul
  • 4
    SCENE 12
  • 5
    코첼라를 접수하다

RELATED STORIES

  • INTERVIEW

    완벽함과 유연함 사이의 이준호

    어느덧 17년 차. 수많은 노래와 배역 사이를 이준호는 치열하게 오갔다. 완벽함을 바라는 마음은 그를 시종일관 몰아붙였다. 그의 노력에 걸맞게 팬들의 환호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울려 퍼졌다. 그렇게 달려가던 이준호는 이제 유연함을 바라본다. 완벽에 다다르는 길이 하나만 있지 않기에.

  • INTERVIEW

    소지섭, "좋은 배우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믿습니다."

    배우 소지섭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박재범, 반려견 오스카와 함께 한 <아레나 옴므 플러스> 디지털 커버 공개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와 박재범이 함께한 <아레나> 디지털 커버 미리보기

  • INTERVIEW

    차강윤, "나중에는 꼭 연출을 하고 싶습니다. 일단 연기로 인정받아야죠.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요."

    배우 차강윤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 INTERVIEW

    홍화연, "매 순간 진심을 다하려고 해요. 뭔가 결정을 내릴 때는 충분히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책임져요."

    배우 홍화연의 <아레나> 5월호 화보 및 인터뷰 미리보기

MORE FROM ARENA

  • CAR

    K-카페 레이서

    유럽 사람들이 카페에서 카페까지 경주하며 놀던 탈것을 ‘카페 레이서’라 부른다. 오늘날 한국에도 카페가 많다. 어느 카페에 뭘 타고 갈까. 재미와 실용성을 고루 갖춘 한국형 카페 레이서 4종.

  • LIFE

    완벽한 성생활을 위한 아이템

    모던한 감각이 강한 자극을 선사한다. 건강한 성생활에 필요한 것들만 모았다.

  • INTERVIEW

    그냥 해내는 안보현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갑옷을 입고 바다를 누비던 안보현은 촬영이 끝나면 3kg씩 빠졌다고 한다. 그는 프로 운동선수나 다름없는 강도로 일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동기부여도 필요 없다고 했다. 안보현은 그냥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

  • LIFE

    메타버스, 합종연횡의 시대로

    메타버스 스탠더드 포럼(MSF)이 발족했다. 메타버스를 개발하는 다양한 분야가 서로 연구를 공유하며 생태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중요한 변화의 첫걸음이다. 메타버스 미래를 낙관하며 메타버스 글로벌 표준이 필요한 이유와 생태계가 사용자에게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 FASHION

    OVER THINKING

    무수한 생각에 잠겨 뒤죽박죽이 된 하루.

FAMILY SITE